아셈노인인권전문가와의 대담 및 라운드테이블

작성자 admin 시간 2021-11-08 12: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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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셈노인인권전문가와의 대담과 세미나 시리즈의 5차 면담은 2021년 9월 15일 온라인으로 개최되었으며 면담자는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의 크리스토퍼 믹톤(Christopher Mikton) 박사입니다. 믹톤 박사는 WHO내 폭력방지 부서(Prevention of Violence Unit)에서 9여 년간 재직하고 현재 건강 사회결정 요인 부서(Department of Social Determinants of Health)의 인구변화와 건강한 노후 분야 선임연구원(Technical Officer of Demographic Change and Healthy Ageing)으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믹톤 박사는 2021년 출간된 WHO 글로벌 연령주의 보고서(Global Report on Ageism)의 공동저자로 참여하였으며 노인의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Advocacy Brief: Social Isolation and Loneliness among Older Persons)”이라는 제목의 애드보커시 브리프의 저자로 활약하였습니다.


금번 면담에서 믹톤 박사는 노인의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Advocacy Brief: Social Isolation and Loneliness among Older Persons)” 애드보커시 브리프 발간의 배경을 소개하고 동 브리프의 주요 메시지와 정책적 함의, 그리고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분야에서의 WHO의 미래 연구 및 활동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1.    노인의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애드보커시 브리프 발간 배경


지난 10여 년 동안 모든 연령대의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증가하였으며 일본, 영국, 네덜란드, 독일과 같은 몇몇 나라에서는 정책 고려대상에서 우선시 되는 사안이 되었습니다.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과 정책 고려 대상에서의 중요도가 높아졌으나 노인이 겪는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낮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WHO 역시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노인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지난 몇 년 동안 관심을 가져왔으나 이 주제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수행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WHO2020년 발족한 건강노후 10년 계획(Decade of Healthy Ageing)을 노인의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과 관련하여 다소 간과된 이슈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기회로 활용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결정은 지난 10여 년 동안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노인 뿐만 아니라 모든 연령대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들에 의해 추동된 측면이 있습니다.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의 영향은 사실상 누적적이며 노후에 강하게 나타납니다.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은 사망률을 높이고 육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치매, 불안, 우울증과 같은 정신건강 관련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 이 애드보커시 브리프의 배경에는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육체적정신적 건강과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며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과 건강위험 간의 연관성에 대한 인식이 있습니다.


2.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의 관계  


외로움의 정도를 측정하는 것은 사실상 많은 도전을 제기합니다. 혼자사는 것은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을 증가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간주됩니다. 그러나, 혼자사는 것, 사회적 고립, 외로움의 관계는 사실상 명확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단독 가구율을 보여주지만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으로부터 더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WHO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의 국제적 수준에서의 증가여부에 관한 증거는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중국에서는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연구가 있는 반면 유럽에서는 그 수준이 일정하게 유지되거나 감소하였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의 증가여부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을 보여주는 연구는 아직 없습니다.

 

그리고,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의 의미를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적 고립은 객관적이고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인간관계의 단절과 같은 사회적 조건과 상호작용의 정도를 의미합니다. 반면, 외로움이란 개인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인간관계에 대한 기대와 실재 인간관계 사이의 괴리에서 오는 감정을 지칭합니다. 외로움이란 따라서 사회적 관계에 대한 개인적, 문화적 기대에 의해 결정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 연구에 따르면 스칸디나비아 북유럽 사람들은 남유럽 사람들에 비해 객관적으로는 사회적으로 더 고립되어 있으나 외로움으로부터 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시 말해서, 북유럽의 개인주의적 사회의 사람들은 빈번한 사회적 관계와 접촉에 대한 낮은 기대를 갖고 있는 반면, 가족 중심적이고 공동체 지향적인 사회에서는 사회적 관계에 대한 높은 기대로 인해 사회적으로 덜 고립된 사회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외로움을 강하게 느끼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    정책적 함의


문화적 환경에서 기인하는 개인의 주관적 기대가 외로움의 주요한 결정요인인 만큼 모든 사회에 적용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다만,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에 대한 정책적 대응의 첫 단계는 실증적으로 외로움의 증가여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입니다. 사실상 많은 가정과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으며 효과적인 개입을 위해서는 외로움의 현황에 대한 증거에 기반한 명확한 이해가 선제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혼자 사는 것, 사회적 고립, 외로움을 구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세가지는 서로 연관되어 있을 수 있으나 항상 그렇다고 할 수 없습니다. , 각각이 사망률 증가 위험에 독립적으로 연관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으나 아직 이용가능한 증거의 질이 낮고 특정한 방향의 대응을 제시하는 신뢰할 수 있는 증거는 아직 없습니다. 이 분야에서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은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에 대한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어떤 개입이 효과적인지 식별하는 것입니다.

 

사실상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을 측정하고 개입하기 위해 사회적 기술교육에서부터 인지행동치료, 정신건강 치료지원 등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자원봉사자들이 정기적으로 노인에게 전화를 걸고 방문하는 친구되기 서비스(befriending services), 정신건강 근로자가 외로움을 감소시키기 위해 사회서비스 영역에 투입되는 사회처방(social prescribing), 노인들의 이동성 제고를 위한 교통수단 개선, 노인들의 사회적 교류 활성화를 위한 주거시설내 공동체 공간 설계 등이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아직 어떤 개입과 정책이 가장 효과적인가에 대한 증거가 불충분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책제안은 사실상 쉽지 않으며 이 분야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4.   WHO의 향후 계획


WHO UN의 건강노후 10년 계획 프레임내에서 이 문제가 좀 더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관련 연구를 발전시키기 위해 몇 가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두 개의 증거격차지도(Evidence Gap Maps)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의 첫 사업은 노인의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과 관련하여 시행된 모든 디지털 개입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약 200여개의 연구를 추려내어 어떤 연구가 어디서 실시되었으며 각 연구의 신빙성과 질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였습니다. 디지털 개입에 이어 대면 개입에 대한 증거격차지도 프로젝트가 시행될 예정이며 이 두 사업이 완료되면 세계 각 정부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이 가이드라인은 각 정부의 보건부처가 어떤 정책을 채택해야 하는 지에 대한 제언을 담을 예정입니다. 이 사업은 내년에 시작되며 향후 몇 년이 소요될 것입니다. 그리고 실시간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 이 사안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이 가이드라인은 온라인상으로 정기적으로 업데이트 될 것입니다. 이외에도 이 두 사업을 연결하여 모든 증거를 취합한 증거 포털(Evidence Portal)를 생성할 예정입니다. 이 포털은 정책입안자를 대상으로 하게 될 것입니다.   

 

 

이와 동시에, 아직 WHO의 역할에 대해 명확한 정립은 되지 않았으나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에 대한 글로벌 수준에서의 개입을 활성화/가속화하기 위해 프로그램 개발자와 평가자 간 네트워크 구축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 애드보커시 브리프는 건강한 노후 10년 운동의 일부로서 야심찬 목표를 위한 작은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에 거론한 다양한 사업과 프로젝트가 향후 10여 년간 이행/수행될 예정이며 WHO 주요 관심분야의 하나의 축이 될 것입니다.

 

또한, WHO는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에 대해 특별히 높은 관심을 가지는 소수의 회원국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 나라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의 향후 노력을 선도할 수 있는 정책 실험과 연구를 지원할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현재 몇몇 나라들과 논의를 진행 중입니다. 한국에서는 노인인구의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한국정부가 WHO의 이런 노력에 관심을 가지고 동참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5.    주요 메시지 

 

비록 혼자 사는 것과 외로움 간 상관관계에 대한 학문적 연구가 더 진행되어야 하지만 영국과 일본정부 내 고독부관할 보직이 만들어졌다는 것은 외로움이 많은 나라에서 점점 주요한 이슈가 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외로움 관련 사안은 향후 많은 나라에서 주요 정책적 이슈가 될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전통적인 사회나 과거에 대한 향수에 빠지지 않도록 유의해야합니다. 현대 사회는 새로운 형식의 다양한 교류/연대 가능성을 제공하며 어떤 결론도 철저한 연구에 기반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잊지 말아야하는 것은 인간관계 그 자체보다도 관계의 질, 즉 얼마나 인간관계속에서 만족감과 소속감을 느끼는가 하는 것입니다. WHO는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위해 센터와 협력하겠습니다.  

 

송해영(manji74@asemgac.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