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자체 취재노트

작성자 admin 시간 2022-02-17 15:3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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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지자체 모범 사례 취재 노트는 2018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행한 노인인권의 국제적 현안 분석과 유엔에서의 주류화를 위한 로드맵이 제시한 UN 노인인권 협약에 포함되어야 할 노인의 권리 영역’ 34가지를 바탕으로 취재 노트의 사례와 연결해 노인인권의 측면에서 설명한다. 아셈노인인권정책센터는 해외 연구 및 사례들을 국내에 소개·적용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국내 연구 및 사례들을 해외에 알리려는 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정기적으로 국내 모범 사례들을 소개하고 홍보하여 노인인권 관계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노인의 삶의 질 증진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이번 취재 노트는 횡단보도의 짧은 시간으로 횡단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 등 교통약자들을 위해 인공지능(AI) 시스템을 통해 자동으로 보행 신호 시간을 연장하는 창원의 보행 신호 자동연장시스템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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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신호 자동연장시스템 설명 (사진 제공: 창원시 신교통추진단)

 

AI 카메라가 보행자 검지영역의 주어진 보행신호 시간 동안 횡단을 완료하지 못한 보행자를 인지하여 보행신호 시간을 5~10초 자동연장하여 주며, 보행자 진입 검지영역에 횡단대기자 및 뒤늦게 진입하려는 보행자가 있을 경우 AI가 검지하여 진입금지 안내방송을 해주며 전광판 메시지를 통해 운전자에게도 알려준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교통약자 보호 시스템,

창원의 보행신호 자동연장시스템

 

관련 노인인권 항목: 생명, 환경, 개인 이동

   

과학 기술의 발전에 대한 여러 가지 시각이 있지만, 과학 기술이 인간의 삶의 질을 증진하고 풍요롭게 하는 데 이바지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기술의 발전은 급격한 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인간의 삶에 점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 이하 AI)은 기술의 발전을 대표하는 분야 중 하나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고 하나의 범주에 국한될 수 없지만, 이 글에서는 Alan Turing (2009)에 따라 인간처럼 행동하는 시스템이라고 정의한다. 한국에서 인공지능은 데이터마이닝, 음성인식, 컴퓨터,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용화되어 있고, 점점 더 많은 인공지능이 개발되고 발전되고 있다.

   

한국에서 인공지능은 노인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노인돌봄과 노인의료 등의 분야에서는 이미 인공지능이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는데, 독거노인의 말동무가 되어주는 돌봄로봇의 경우에는 노인의 고립과 외로움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고독사 방지 등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개인의 삶의 질 증진뿐만 아니라 사회 공공 분야에서도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이번 한국 지자체 모범 사례 취재 노트에서는 지역사회 공공의 이익을 위해 고안된 인공지능의 대표 사례로 교통약자 보호를 위한 창원의 보행 신호 자동연장시스템을 소개한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창원시는 교통 전문기관인 도로교통공단으로부터 성능검사 인증을 받고경찰청 보행신호 자동연장시스템 표준규격에 따라 설치된 전국 최초의 보행신호 자동연장시스템을 2021년 11월부터 시범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보행신호 자동연장시스템은 횡단보도에서 신호 시간 내에 횡단을 완료하지 못한 보행자를 인지하여 5~10초 내의 시간을 자동으로 연장하는 시스템이다어린이노약자 및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보호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창원시 용호동 의창구의 용호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 보행신호 자동연장시스템을 설치하였다현재 창원시에서는 1개의 시스템을 설치하여 시범사업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작동시험 등을 통해 시스템 작동유무를 정기적으로 검사하고 있다.

 

* 보행신호 자동연장시스템 사업비: 약 4,100만원

* 최신형 바닥 신호등 설치 비용: 약 2,000만원​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20년 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자 중 57.5%가 고령자였다. 201846.6%, 201957.1%에 이어 3년 연속 고령자의 비중이 늘고 있다. 또한, 노인의 보행사고 사망자의 54.8%가 횡단 중에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적 배경으로 보았을 때, 보행신호 자동연장시스템은 고령자 보행안전 제고를 위한 필수적인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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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시험사진 (출처: 창원 신교통추진단 제공)

 

현재 설치한 지 약 4개월 정도밖에 지나지 않아 효과평가를 진행하고 있지는 않지만, 향후 시스템 시범운영에 대한 효과평가를 진행한 뒤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한다면 기 운영 중인 보행자 우선출발신호 (Leading pedestrian interval) 기법과 함께 단계적으로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다.

 

* 보행자 우선출발신호 기법: 신호교차로 내에서 비보호좌회전 및 우회전 차량과 횡단보도 상의 보행자 간 사고예방을 위해 차량신호보다 보행신호를 먼저 등화하여 차량 운전자들이 보행자를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보행자 보호를 위한 교통신호체계 (김대경,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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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신호 자동연장시스템 현수막 설치 사진 (사진 제공: 창원 신교통추진단)

미시적으로 돌봄과 의료, 자율주행 등 노인 개개인을 돕는 분야에서 보행신호 자동연장시스템과 같이 거시적으로 지역사회 전체 노인들의 일상생활 속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분야까지 확장되고 있다. 노인들은 대표적인 교통약자이다. 나이듦에 따른 신체적 노화는 인간이 거치는 필연적 결과이고, 최근 들어 한국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러한 사회 구성원들의 일상생활을 돕고 지원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보행신호 자동연장 시스템은 단순히 노인의 삶의 질 증진을 위한 거시적 관점에서의 인공지능의 예시일 뿐만 아니라, 노인에 대한 보편적 복지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러한 보편적 복지의 측면에서 본다면, 인공지능의 상용화는 노인의 삶의 질 증진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일 것이며 그 중요성은 점차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에 대한 철학적, 도덕적, 사회적 문제의식들이 있지만 우리는 이를 인권과 복지에 기반한 시각으로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참조

Turing, A. M. (2009). Computing machinery and intelligence. In Parsing the turing test (pp. 23-65). Springer, Dordrecht.

김대경. (2019). 보행자 우선 출발신호 교통신호체계 국내 도입을 위한 적정시간 산출방안 연구 (Doctoral dissertation, 아주대학교 교통 ITS 대학원).

 

 

- 작성: 이제성 연구원 (being08@asemgac.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