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자체 취재노트

작성자 admin 시간 2022-03-14 16:12:16
네이버
첨부파일 :

한국 지자체 모범 사례 취재 노트는 2018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행한 노인인권의 국제적 현안 분석과 유엔에서의 주류화를 위한 로드맵이 제시한 UN 노인인권 협약에 포함되어야 할 노인의 권리 영역’ 34가지를 바탕으로 취재 노트의 사례와 연결해 노인인권의 측면에서 설명한다. 아셈노인인권정책센터는 해외 연구 및 사례들을 국내에 소개·적용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국내 연구 및 사례들을 해외에 알리려는 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정기적으로 국내 모범 사례들을 소개하고 홍보하여 노인인권 관계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노인의 삶의 질 증진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이번 취재 노트는 고독사 예방을 위해 지방자치단체들이 실시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사업에는 TV 시청률 패턴을 분석하여 평소와는 다른 패턴이 발견될 시 연락을 취하거나 방문하는 고독사 방지 시스템, 반려로봇, AI 전화를 통한 안부 확인 등이 있다.

 

 

고독사 예방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노력

 

 

관련 노인인권 항목: 생명, 건강, 환경 등

 

2020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 단독가구 (독거+부부가구)200866.8% 대비 202078.2%로 증가하였다. 반대로 자녀동거가구는 200827.6% 대비 202020.1%로 감소하였는데, 이는 한국 노인가구의 형태가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핵가족화의 가속화와 함께 고독사라는 사회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20214월부터 시행된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고독사는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자살·병사 등으로 혼자 임종을 맞고, 시신이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에 발견되는 죽음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노인 빈곤율과 노인 자살률의 심각성이 대두되기 시작하면서 이와 밀접하게 연관된 고독사는 새로운 사회문제 중 하나로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독거노인 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노인인권에 대한 중요성이 사회적으로 이슈화되기 시작하면서 독거노인의 고독사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대화를 할 만한 사람들이 줄어들고, 혼자 남는 시간이 길어지면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다양한 연구들이 있다. 독거노인의 건강 문제는 우울증과 자살 등의 문제로 이어진다. 이러한 복합적인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이 고독사의 증가이다. 고독사 예방을 위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은 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Naturally Occurring Retirement Community (NORC, 자연발생적 은퇴 공동체)나 일본의 고독사 제로 운동 등이 고독사 해결을 위한 새로운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 Naturally Occurring Retirement Community: 지역주민 대다수가 65세 이상 노인들로 이루어진 주거지역을 말한다. 종교나 인종에 상관없이 65세 이상이면 누구나 멤버가 될 수 있고, 교외의 장기요양시설을 이용하지 않아도 자신의 거주지에서 홈케어, 무료 건강검진, 헬스케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 고독사 제로 운동: 배우자가 없거나 이웃, 친구, 가족이 없는 고위험군을 고독사 예방 관리 대상자로 선정하여 이들을 위한 공동체 소통 공간을 운영하고 고독사 예방 상담 전화 설치 등 다양한 관리를 제공한다.

 

고독사와 관련된 공식 통계는 집계되고 있지 않지만, 시민단체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2021년 정부가 추계한 2020년 무연고 사망자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 12조에서는 연고자가 없거나 연고자를 알 수 없는 시신이라고 정의) 수는 2880명으로 20161833명보다 무려 57%가량 증가했다. 정확한 수치로 추계할 수는 없지만, 노인 단독가구의 증가와 무연고 사망자 수를 바탕으로 추정해보면 고독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점점 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 한국의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다양한 시도와 기술 적용 사례를 살펴본다.

 

1. 파주의 일공공 (100) 케어 서비스

파주시 파평면에서는 202111월부터 일공공 (100) 케어 서비스를 개시했다. 파평면은 65세 이상 1인 가구가 446가구이고, 그 중 저소득 가구는 63가구로 파주시에서 가장 작은 마을 중 하나이며 고령화에 따른 인구소멸 고위험 마을이기도 하다. 마을 평균 연령은 54세로, 전국인 43세보다 높아 안전에도 취약하다. 일공공 케어 서비스는 텔레비전에 부착한 시청률 조사기기가 보내는 신호를 분석하고 평소와 다른 시청 유형을 감지한다. 노인들이 정해진 시간에 텔레비전을 켜지 않거나, 채널이 2시간 이상 변경되지 않으면 위험 신호가 모니터링 시스템에 표시되어 1차 전화 확인, 2차 방문 출동을 하는 시스템이다. 또한, 노인들이 평소 정규방송으로 보는 프로그램을 재방송으로 보는 비율이 높아지면 치매로 의심하고 보건소에서 방문·상담을 진행한다.

 

%EA%B7%B8%EB%A6%BC1_3.png
파주시 파평면 일공공(100) 케어 서비스 모니터링 (사진 출처: 파주시 파평면 경기행복마을관리소)

 

2. 반려로봇

반려로봇은 고독사를 예방하기위해 세계 각국에서 이미 출시하여 상용화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반려로봇을 개인적으로 구매할 수 있으며,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고독사 예방을 위해 독거노인들에게 반려로봇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영덕군에서는 Korea Telecom (KT)와 협업하여 2021년 말 65세 이상 독거노인 100명에게 AI 반려로봇을 보급했다. 이 사업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사회적 약자 돌봄 서비스가 어려워짐에 따라 비대면 복지 서비스를 강화하여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 로봇은 노인과 대화가 가능한 말벗 기능을 비롯해 복약 시간을 알려주고, 사회복지사와 영상 통화를 통한 안부 확인, 그리고 긴급상황 발생 신고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서울의 마포구, 종로구 등 자치구에서도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반려로봇을 제공하여 독거노인의 말벗이 되어주고 고독사와 치매를 예방하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EA%B7%B8%EB%A6%BC2_3.png

마포구 반려로봇 마포동이’ (사진 출처: 서울시 마포구청)

 

3. 서울시의 AI 생활관리서비스

서울시는 20224월부터 ‘AI 생활관리서비스시범 사업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고독사 위험이 큰 중장년 (50-60) 1인 가구의 외로움 관리와 사회적 고립 예방을 위해 해당 사업을 추진한다. 서울시는 우선 4월부터 5-6개 자치구, 50-60대 중장년 1인가구 300명 내외를 선정해 시범사업으로 실시할 예정이며, 시범사업을 통해 개선점을 발굴하고 기술을 발전시켜 2026년까지 서울시 전역 중장년 1인가구 3만명까지 지원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 서비스는 관리대상으로 등록된 1인 가구의 집으로 1주일에 한 두 번씩 AI가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식사는 잘하고 있는지, 잠은 잘 자는지 등 안부를 물어보고 식단·외출·운동 등 일상생활을 관리해준다. AI가 소소한 대화를 나누는 말동무가 돼 외로움에 취약한 1인 가구의 정서적인 안정을 돕는다. 또한, 대화 모니터링을 통해 위기 징후가 발견되면 자치구 공무원들이 1인 가구의 상태를 확인하고 지원하는 것을 통해 1인 가구의 외로움을 극복하고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4. 기타

위 세 개의 사업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고독사 예방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 동구에서는 202135가구에 시범사업으로 스마트 돌봄 플러그 사업을 실시했다. 이 사업은 고독사 위험이 있는 1인 가구에 스마트 돌봄 플러그를 설치하고 관리자를 1 1로 연결하여 가정의 전기사용량이나 조도의 변화가 없을 경우, 관리자에게 문자로 위험을 알리고 고독사를 예방하는 사업이다. 시흥시에서는 배달점인 에치와이 은계점과 협약을 맺고, 배달원이 주 3회 독거 중장년 남성 가구의 집에 방문해 음료를 배달하고 모니터링을 하는 사업을 2021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최근 1인 가구 및 은둔형 외톨이가 증가함에 따라 정기적인 건강음료 지원을 통해 대상자의 안부를 확인하고, 사회적 관계망이 취약한 중장년층의 고독사 위험인자를 조기에 발견하는 등 촘촘한 복지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추진됐다. 동 사업은 고독사 위험도가 높은 중장년층 (50-64)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데,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코로나 블루현상이 특히 사회적 지지체계가 거의 없는 중년 독거 남성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배경을 바탕으로 한다.

 

%EA%B7%B8%EB%A6%BC3_2.png

시흥시 건강음료 지원 사업 (사진 출처: 시흥시청)

 

 

 

참조

이윤경, 김세진, 황남희, 임정미, 주보혜, 남궁은하, ... & 김경래. (2021). 2020년 노인실태조사.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작성: 이제성 연구원 (being08@asemgac.org)​